3월 29일, 진해 군항제 속으로
봄이 오면 진해는 벚꽃으로 가득 차 화사한 분홍빛으로 물든다. 3월 29일, 진해 군항제는 절정에 이르며, 거리를 가득 채운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며 마치 꽃비가 내리는 듯한 황홀한 광경을 연출한다. 수많은 사람들은 이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진해를 찾고, 나 역시 너와 함께 이 꽃비 속을 걷고 싶어졌다.
진해 군항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벚꽃 축제 중 하나로,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특히 3월 말은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축제의 중심지인 경화역 철길과 여좌천은 벚꽃 명소로 손꼽히며, 철길을 따라 피어난 벚꽃은 마치 동화 속 풍경처럼 우리를 감싸준다.
너와 함께 걸었던 여좌천의 로망스 다리는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몽환적이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개울가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물결 위로 떨어지는 꽃잎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벚꽃 잎이 하늘을 날아올라 꽃비가 되어 우리를 감쌌다. 나는 그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었다.
벚꽃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펼쳐지는 군항제의 매력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해군사관학교와 군항제의 상징인 이순신 동상 앞에서는 웅장한 해군 퍼레이드가 열리고, 거리 곳곳에서는 전통공연과 버스킹이 이어진다. 우리는 길거리 음식을 손에 들고 작은 무대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음악이 어우러진 그 순간이 따뜻하게 마음에 스며들었다.
밤이 되면 진해의 벚꽃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저녁이 되자 우리는 제황산 공원에 올랐다. 365개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진해 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서 바라본 진해의 야경은 반짝이는 불빛들과 은은한 벚꽃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장면을 선물했다.
벚꽃은 피어나고 지기를 반복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기억은 오랫동안 간직될 것이다. 3월 29일, 너와 함께 걸었던 꽃비 속의 순간들은 봄이 올 때마다 다시 떠오를 것이다.
◁ 역동 뜰의 속삭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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